사우보나
남아프리카에서는 이렇게 인사를 건넵니다. "사우보나!" '사우보나'는 줄루어에서 온 말로 '당신을 봅니다. 내가 당신을 봄으로써 당신이 존재합니다'라는 의미입니다. 만약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도 '사우보나!' 하고 말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만약 자신에게도 '나는 너를 보고 있어. 너의 모든 감정과 느낌을 볼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자신의 내면을 담담하게 마주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자신의 내면에 머무르기 불편한 감정을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것이고 각자 자신만의 도피 방식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쇼핑하거나, 음식을 먹거나, 하루 종일 텔레비전이나 휴대폰을 들여다보거나, 일정을 빼곡하게 채우거나, 각종 모임이나 파티에 참석하거나, 끊임없이 SNS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괴로운 감정을 모른 척합니다. 그러나 인생이란 원래 즐거움과 괴로움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괴로움을 밀어내면 즐거움도 함께 밀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실패와 좌절, 상실 등의 역경을 겪을 때마다 고통스러운 감정이 느껴지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감정이란 내적 혹은 외적 환경에 대한 반응이고 그 어떤 감정도 잘못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고통스러운 감정을 계속 피하려고만 한다면 이러한 감정들과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울 수 없게 됩니다. 모든 감정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연습한다면 자신의 내면에 집처럼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에 머무르는 연습
먼저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휴대폰에 3분 알람을 설정해놓습니다. 그런 다음 눈을 감고 3분 동안 자신의 내면 혹은 외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세히 느껴보세요. 당신은 무엇을 느꼈습니까? 아마 3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소리, 냄새, 감각, 감정, 생각 등 모든 것이 1초마다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인생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하나는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모든 사물이 그렇듯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정을 날씨에 비유해보면 어떨까요? 당신의 감정을 내면세계의 날씨라고 생각해보세요. 어떤 날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어떤 날은 바람이 불고, 어떤 날은 비가 내리고, 또 어떤 날은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날씨든 잠시일 뿐, 날씨는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입니다.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감정이 차오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내가 원한다고 해서 날씨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것처럼 감정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저항하고 바꾸려고 애쓰기보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껴야 합니다.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어떤 감정이 나타난 바로 그 순간에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무슨 생각이 드는가? 몸에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가? 그것이 어떤 감정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감정이 신체 부위 중 어디에 느껴지는가? 그런 다음 자신이 느끼는 모든 감각과 함께 머무르는 것입니다. 심리학자 타라 브랙은 이런 비유를 들었습니다. "우리가 자기 자신을 현재에 머무르게 할 수 있다면 하늘이 될 수 있다. 당신은 먹구름도, 폭풍우도 아니라 바로 광활한 하늘이다. 그리고 당신의 광활한 하늘은 모든 감정을 수용할 수 있다." 어떤 감정이 차오를 때 현재에 머무르는 연습을 해보세요. 광활한 하늘에 먹구름과 폭풍우가 잠시 머물다가 지나가듯 당신의 하늘에도 감정이 머물다가 지나가게 해보세요.
자기 자신을 더욱 따뜻하게 대해주기
사실 자신을 하늘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감정을 받아들이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어느 때는 내가 먹구름이나 거센 폭풍우로 변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이럴 때일수록 자기 자신을 더욱 따뜻하게 대해줘야 합니다.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는 '자기 자비'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자기 자비에는 3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기 자신을 향한 친절입니다. 실패하고 마음이 괴로울 때 스스로를 비난하거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자신을 더욱 친철하게 대해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자기 자비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사람은 원래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사랑받아 마땅하고 스스로를 친철하게 대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면 누구보다 스스로를 따뜻하게 감싸주세요. 두 번째 요소는 '인류의 보편성. 즉 괴로움은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의미입니다. 흔히 마음이 괴로울 때 그렇게 느끼는 건가' 하고 생각하면서 괴로움에 외로움까지 더하죠.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이 감정은 불안함이야. 지금 이 순간 수많은 사람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어.'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마음이 괴로울 때 다른 사람들과 유대감이 생겨 외롭다는 생각이 점차 사라집니다. 자기 자비의 마지막 요소는 '마음 챙김.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어떤 감정이 나타났을 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입니다. 또한 감정은 감정일 뿐이고 지금 느끼는 감정이 곧 나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회복력이 높으면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착각하기도 하는데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회복력은 우리가 모든 감정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슬픔의 공간, 기쁨의 공간, 분노의 공간, 실망의 공간, 감사의 공간, 괴로움의 공간 등을 말입니다. 모든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어떤 낯선 감정이 불쑥 나타나도 두 팔 벌려 환영해줄 수 있습니다. 그럼 당신의 내면에 언제든 집처럼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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