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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상담/심리학

용서한다는 말은 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by 달팽이상점 2022. 8. 5.

용서는 부모와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데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입니다. 부모를 용서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을 희생자라고 여기고 평생 의무감에서만 부모를 만납니다. 심지어 부모를 만나면 공격성을 내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양쪽 다 피곤해집니다. 늙은 부모는 정서적 거부감을 느끼고, 이전보다 훨씬 더 '어렵게' 대할 것입니다. 다 큰 자식한테도 이것은 죄책감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평생 골병들게 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킵니다.

 

용서하면 달라지는 감정

"나더러 용서하라고?" 어쩌면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어림도 없는 소리. 절대로 그럴 수 없다! 이렇게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용서한다는 것은 해코지한 사람의 책임을 면제해주고 그의 행동을 문제 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가해자'가 너무 일찍 그리고 부당하게 책임을 면제받을까 봐 두려워합니다. 어린 시절에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과 격려를 베풀지 않은 데 책임이 있는 사람은 그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을 용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용서가 무엇인지 잘못 알고 있습니다. 용서한다는 말은 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흔히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해줄 때는 우리의 고통과 아픔을 잊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용서한다는 것은 과거의 일을 모두 지워버린다는 말이 아닙니다. 용서한 후에도 당신은 여전히 과거를 모두 기억할 것입니다. 잊어버릴 수도 없고 또 잊어버려서도 안 됩니다. 잊어버리는 것은 그야말로 잘못하는 일입니다. 과거의 일을 기억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용서할 수 있습니다. 용서에 이르는 열쇠는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것입니다. 과거를 잊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일어난 일은 여전히 당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당신이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의식적으로 용서해주면 과거는 없어지지 않고 여전히 있기는 하지만 있어야 할 곳, 즉 과거로 '추방'됩니다. 그럼으로써 과거는 현재 일어나는 일에 대한 지배력을 잃습니다. 우리는 용서해주기 위해서라도 잊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물론 다른 감정들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면 더는 불안해하지 않고 화내지도 않고 성격이 비뚤어지지도 않고 복수심에 불타지도 않을 것입니다. 또 반드시 구체적으로 화해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늙은 어머니나 아버지와 굳이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됩니다. 용서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노, 불안과 같은 병적인 것과 관련된 부정적인 감정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일입니다. 스스로 좋은 일을 하는 것과 당신의 삶이 더는 과거에 좌우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신이 용서해준다고 해서 그들의 책임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달라지는 것은 당신의 감정입니다. 용서해주면 복수하거나 보복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희생당했다는 생각도 없어집니다.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한 당신의 태도와 감정을 바꿈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 용서입니다. "어머니는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라는 말은 정당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용서해주면 더 행복해질 수 있느냐, 마음의 평화를 발견하고 독립된 삶을 누릴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 중요합니다. 용서는 자기희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부모를 용서한다는 것은 이를 악물고 참는 것, 웃어 보이는 것, 나쁜 일에도 언짢은 표정을 짓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억누르고 숨기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용서는 나에게 주는 선물

독일어에는 '용서하다'는 뜻의 단어가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페어게벤'이고 다른 하나는 '페어차이엔'입니다. 이 두 개념은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용서할 수 있습니다. 너무 늦게 오는 것도 용서할 수 있고, 발을 밟는 것도 용서할 수 있고, 속이는 것도 용서할 수 있습니다. 이 용서는 상호작용을 합니다. 요컨대 우리가 용서해줄 수 있도록 누군가 용서를 청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려는 용서는 일방적으로 작용합니다. 해코지한 사람을 용서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용서는 오로지 자신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용서해준 것을 알아도 좋고 몰라도 좋습니다. 상대방이 아직 살아 있어도 좋고, 이미 죽은 후라도 좋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조건을 먼저 충족시켜주지 않아도 우리는 용서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이러저러한 것을 하면 바로 용서해주겠다"고 하면 그것은 일방적 용서가 아니라 상대적 용서입니다. 용서에는 전제 조건이 없습니다. 용서는 보상을 단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들이 한 행동, 또는 하지 않은 행동을 용서받기 위해 '가해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용서는 내적인 과정입니다. 용서는 마음속에서 일어납니다. 용서는 자유의 감정, 수용의 감정입니다. 해코지한 사람을 용서하기로 결심한다는 것이 당신이 대단히 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당신이 마침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잘되기 위해 용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모를 용서해줄 수 없거나 용서해주려고 하지 않으면 당신은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그러면 부담스러운 희생자라는 입장에서 벗어날 수 없고, 군데군데 상처를 입은 다 큰 어린아이로 평생 살아야 합니다. 용서는 당신에게만 이로움을 주는 행위입니다. 용서는 당신이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을 영위하게끔 도와줍니다. 심리요법가 스티븐 하이에스는 "어원적으로 보면 용서라는 말은 줌으로써 제거한다는 뜻이다. 용서는 원칙적으로 당신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지 위해를 가한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용서하면 정신적으로 안정된다는 사실을 심리학은 최근에야 발견했습니다. 이후의 많은 연구는 용서가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 저항력의 중요한 구성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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