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를 직접 겪어야지만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게 아닙니다.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겪을 수 있는 사건에서 트라우마는 만들어집니다. 911테러나 세월호, 최근에 일어난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비극의 경우 그 일을 직접 겪지 않았더라도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뇌, 마음, 몸에 새겨지는 트라우마
시간이 약이라고들 이야기하지만, 트라우마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어제 바로 그 일을 겪은 것처럼 아픔과 고통을 느낄 수가 있죠. 우리의 경험이 뇌를 바꾸고, 다양한 신체 증상들이 우리 몸에 아로새겨지기 때문입니다. 자연과 맹수의 습격으로부터 생존을 걱정했었던 선조들의 삶으로부터 우리의 뇌는 편도체라는 부분을 발달시켜왔습니다. 편도체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통해 심장 박동수, 혈압, 산소 흡입량을 늘려 우리가 빠르게 싸우거나 도망치게끔 준비시킵니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의 뇌는 이와 같은 시스템을 원활히 작동시키지 못합니다. 위험은 이미 사라졌는데 스트레스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서 불안과 공황이 나타나고 우리 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죠.
트라우마가 변화시키는 삶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은 살아가는 게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에 고질적으로 시달립니다. 이러한 감정은 현실의 새로운 경험을 주저하게 만들고 삶에 통합시켜 성장하는 것을 멈추게 만들죠. 새로운 만남이나 경험을 해도 과거에 묻혀 긍정적으로 해석하기가 어렵게 되는 것입니다. 내면의 혼돈을 억누르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쓰기 때문입니다. 이는 근육통, 만성피로, 기타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다양한 신체 증상을 유발하기도 하고요. 반대로 아예 감각을 마비시켜 위험 징후를 감지하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니 스스로를 잘 돌보지 못해 식이장애나 수면장애를 겪기도 합니다.
트라우마의 회복
회복은 나의 몸과 마음의 소유권을 되찾는 일입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지만, 트라우마의 흔적은 치유할 수 있습니다. 나의 감각과 신체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내 몸과 마음의 소유권을 내게로 되찾아오는 것입니다. 내게 일어난 일, 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은 나를 무력하게 만들기도 하고, 내면에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억해야 합니다. 인간은 서로를 파괴하는 능력만큼 서로를 치유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는 것을요. 통찰과 열정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의 치유
명상이나, 산책을 통해 지금 내가 느끼는 있는 감정들을 그대로 느껴보세요. 습관처럼 반응하는 감정들로부터 서서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고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현실을 마주하고 감정을 처리할 수 있는 용기를 되찾으세요. 그게 어렵다면 상담사나 치료자와의 관계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더불어 검열하고 판단하는 나를 내려놓고 솔직하고 자유로운 글쓰기도 해보세요.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느끼며 글을 쓰다 보면 생각과 감정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요가나 마사지를 통한 신체감각 회복도 트라우마의 치유에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서두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천천히 나를 되찾아가시를 바랍니다.
이 글은 밑미레터를 읽고 나에게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을 발췌하여 작성해보았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마음이 힘들어지는 소식들만 들려오는 요즘입니다. 안전한 곳에서 살고 있지 못하다는 불안, 언제 고통스러운 일들이 내게도 닥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싸움까지. 삶의 내공, 단단한 지혜, 흔들림없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트라우마의 치유에 자유로운 글쓰기가 도움이 된다고 해서 흘러가는대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명상, 산책, 신뢰할 만한 관계 다지기, 몸의 감각 회복.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이러한 방법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겨울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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